기사 메일전송
국가철도공단, 직장 내 괴롭힘·근무시간 당근거래 잇따라…‘경고’ 처분에 그쳐 조직 기강 논란
  • 김종화 기자
  • 등록 2025-10-21 08:45:47

기사수정
  • 최근 6년간 직장 내 괴롭힘 34건 중 2건만 징계…대부분 ‘주의’나 ‘경고’
  • 신영대 의원 “솜방망이식 처벌로 해이해진 공직 기강,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가철도공단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 사례가 다수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고’ 수준의 처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신영대 의원(더불어민주당 · 전북 군산시 · 김제시 · 부안군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신영대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갑)은 20일 공단 내부감사 자료를 공개하며 “조직 기강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공단 내에서 신고된 직장 내 괴롭힘은 총 34건으로, 이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20건이 철교 방호 근무 중 발생했다. 그러나 징계로 이어진 사례는 단 2건뿐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영본부 경영노무처 비상계획부 소속 금강1철교 방호반 조장 A씨는 다수의 동료에게 폭언과 협박을 지속한 끝에 직장 내 괴롭힘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부하 직원에게 ‘따까리’, ‘부하’ 등 비하 표현을 사용하며 “나한테 인사 안 해?”, “네가 그만두나 내가 그만두나 보자”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

 

또 2023년 상반기에는 직원 C씨가 하대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하자 손목시계를 풀며 “그럼 뭐 어떻게 할까?”라며 위협했고, 2024년에는 직원 D씨에게 “주먹 나간다 너!”, “입 다물어라, 우스워?” 등의 폭언과 함께 자리를 피하려는 피해자를 붙잡는 등 신체적 위협을 가했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이 “가해자와의 분리만 원한다”고 진술함에 따라 공단은 A씨에게 ‘경고’ 조치만 내렸다. 공단 측은 “고립된 지역에서 소수 인원이 근무하는 특성상 불가피하게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한편, 근무시간 중 개인 물품을 거래한 사례도 드러났다. 한 직원은 약 6개월간 당근마켓을 통해 20회에 걸쳐 운동화 등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사업자등록 없이 현대아울렛과 ABC마트 등에서 구매한 제품을 되팔았으며, 병가조퇴나 외출 승인 없이 근무시간에 무단이탈해 거래하기도 했다.

 

이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7조(영리업무 및 겸업 금지), ‘인사규정’ 제49조 및 제53조(복무규율 및 겸업 금지), ‘임직원행동강령’ 제29조(청렴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공단은 “거래가 감사 이후 중단됐고, 무단이탈이 1회에 불과했다”는 이유로 해당 직원에게도 ‘경고’만을 내렸다.

 

신영대 의원은 “공공기관 직원이 근무시간에 사적 거래를 하고, 괴롭힘이 반복되는 것은 개인 일탈이 아니라 관리·감독의 부실이 원인”이라며 “국가철도공단은 자체 점검을 통해 조직 기강을 바로 세우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또 “공공기관의 신뢰는 내부의 청렴성과 공정성에서 비롯된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스스로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하면, 공공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초질서 무너진 도시…쓰레기 투기·노상방뇨 등 경범죄, 하루 235건 적발 쓰레기 무단투기, 음주소란, 노상방뇨 등 경범죄 적발이 급증하면서 일상 속 기초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235건꼴로 범칙금이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6월) 경범죄 범칙금 부과 건수는 총 24만 4,228건으로, 부과 총액은 1...
  2. 김영진 의원 "먹튀주유소 675억 탈세, 실제 추징은 1% 불과" 먹튀주유소가 최근 5년간 675억 원 규모의 세금을 탈루했지만, 실제 추징된 금액은 6억 7600만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먹튀주유소는 면세유를 불법 유통한 뒤 세금을 내지 않고 폐업하는 주유소를 뜻한다. 주로 임차 형태의 휴·폐업 주유소를 활용하며, 수 개월간 불법 판매를 벌인 뒤 운영자가 잠적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세무상...
  3. 광복 80주년 한글 특별전 ‘말모이’, 베를린서 개막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글의 역사와 독립운동의 기억을 담은 특별전 ‘말모이’가 베를린에서 막을 올렸다.주독일한국문화원(원장 양상근)은 10일부터 2026년 2월 4일까지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한글 특별전 ‘말모이’를 베를린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글을 통해 독립의 기억과 평화의 가치를 ...
  4. 문진석 의원 “드론은 98대, 인력은 18명… 점검 실적도 뒷걸음” 한국도로공사가 98대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운영할 인력이 18명에 불과해 드론을 활용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충남 천안시갑, 국토교통위원회)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총 98대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드론은 무게에 따라 2종(7~25k...
  5. 최휘영 장관, 추석 연휴 맞아 경복궁·민속박물관 운영 현장 점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석 연휴 기간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돌 한글날이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서울 경복궁을 찾아 국내·외 관광객 수용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최 장관은 9일 오전 경복궁을 찾아 광화문, 흥례문, 근정전, 경회루 등을 둘러보며 시설 안전과 서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